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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스로마신화를 즐기기 위한 작품 추천(문학, 영화, 게임)/고전 작품

아이스킬로스 - 오레스테이아 3부작

(* 아래 글은 제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며, 작품 해설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해석하여 가져와 정리한 것이라는 점을 밝힙니다.) 

리베이션 베어러

  • 델포이
  퓨리에게 쫓기면서, 오레스테스는 아폴론의 정화를 위해 델포이로 도망갑니다. 옛부터 델포이는 땅의 힘(타이탄, 가이아, 구세대) 과 올림피안 사이(신, 문명, 신세대)의 갈등이 잘 정화하는 곳이었죠. 여사제는 매일 아침, 예언과 예언자들의 평화로운 힘의 진화 (어머니 땅에서 타이탄으로, 그로부터 아폴론-이 대변하는 제우스)를 예찬합니다. 

  여사제는 평화로운 발전에 대해 노래하지만, 정작 그 '발전'의 주인공들-올림포스 신들-은 거칠고, 파괴적이었으며 이 성격은 델포이도 무관하지 않았습니다. 바로 그 아폴론은 어머니(대지)의 예언을 그녀의 신성한 뱀 파이톤을 죽이면서 힘으로 뺏지 않았었나요? 이러한 포악성이 올림피언들에게 권력을 주었던 것입니다. 아폴론의 여사제는 이런 폭력적인 과거를 묻어두려고 하지만, 화덕에서 신성한 신들을 부를때는 떠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. 무신 팔라스, 난한 포세이돈, 광기의 마이나스들을 이끄는 디오니소스, 그리고 최고 권력의 제우스를 말이죠. 평온한 델포이 신전의 가면 뒤에, 폭력적인 신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.
  • 아테나의 심판
  아이스킬로스는 그의 아테네인들에게 모권적 뿌리를 상기시킵니다. 아테나의 재판은 결국 - 사회적 계약인- 결혼의 손을 들어주긴 하지만, 아테나가 오레스테스에게 준 판결,

 “정당한 살인이지만 결백하진 않다” 
는 겉으로 보기엔 부당해 보이는 판결 결과에 어느 정도의 평형을 맞추어줍니다. 이 판결을 통해 결과적으로 아테나 - 또는 아테네 도시는 - 모권적 힘과 문명의 가치의 진정한 결합을 맞이합니다. 당연한 일이죠. 이 비극이 진행되는 동안, 여성이 없는 남성들은 -아폴론, 아가멤논, 오레스테스- 근시적이고  파괴적이다. 여성은 이 3부작 동안, 그리고 특히 절정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었으니깐요. 결국 아테네가 예찬하는 문명과 도시 또한 땅 위에서 자라는, ‘어머니’가 궁극적인 생과 삶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. 작품 속에서 아테나는 그녀의 폭력적인 ‘아버지(제우스)’를 인간적으로 만들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를 발견합니다. 그리고 이 비유를 통해 아이스킬로스는 아테네 관객들에게 아테네가 민주적인 평형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를 제시합니다. 지금까지 아테네 사회에서 잊혀져 있던 존재, 바로 여성입니다.